그린라인을 타고 시카고 근교 오크파크로 향했다.
그린라인은 비교적 안전하다지만 지하철을 탈 때마다 주변을 경계하게 된다.
여장을 한 남자, 남장을 한 여자, 안 흘러내리나 불안할 정도로 한껏 끌어내린 팬츠, 일정한 간격으로 닭 울음소리를 내는 라디오를 튼 사람 등.
가지각색의 자유로운 영혼들.
역시 미국은 미국이다.
지하철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높은 건물이 늘어선 번화가에서 점차 낮은 건물로 바뀐다.
거의 한 시간을 타고 도착한 오크파크.
시카고 다운타운과 확실히 다른 풍경이 색달랐다.
나지막한 건물들과 매미들이 우는 소리에 오랜만에 늘어지게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꼈다.
오크파크에서 식당을 찾으면 높은 평점의 식당들이 정말 많다.
시카고에서 오크파크까지 오기도 쉽지 않은데 어느 식당을 가야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한 곳을 선택했다.
https://maps.app.goo.gl/L4LdbxGfUtdDafqd9
Grape Leaves Restaurant · 129 S Oak Park Ave, Oak Park, IL 60302 미국
★★★★★ · 모로코 음식점
www.google.co.kr
모로코 음식점인 Grape Leaves Restaurant.
사실 모로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걱정되긴 했지만 언제 또 먹어보겠나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도착한 식당 내부.
모로코 분위기의 그림들과 그릇으로 장식한 식당 안은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모로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국을 떠나 모로코로 여행 온 것 같다.
식당을 고를 때도 어딜 가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메뉴를 고를 때도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익숙하지 않은 모로코 음식들.
한참 들여다 보고 고민을 하다 결국 고른 건 hummus, lamb shank tagine, kefta kabob, mint lemonade.
먼저 나온 애피타이저 hummus와 mint lemonade.
먼저 hummus는 병아리콩과 참깨 소스, 레몬, 올리브오일, 아몬드가 섞인 소스에 피타 브래드를 찍어먹는 요리인데 정말 건강하고 고소한 맛이었다.
소스를 잘 섞어먹어야 더 맛있다.
그리고 mint lemonade는 재밌는 맛이었는데 일반적인 레모네이드 맛은 아니고 약간 포도향이 섞인 레모네이드 맛이었다.
어쨌든 맛있었다.
hummus를 너무 열심히 먹었는지 피타 브래드가 다 떨어졌다.
친절한 직원 분이 피타 브래드를 더 줄까 물어봐서 더 달라고 했다(추가금은 따로 없었다).
hummus로 배 채우겠다 싶을 때쯤 나온 모로칸 전통 스튜 lamb shank tagine.
양고기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 수도 있어서 주문할 때 고민을 많이 하긴 했는데 나온 음식을 먹자마자 괜한 걱정이었구나 싶었다.
첫맛은 익숙하지 않은 맛이었지만 먹다 보니 양고기로 만든 갈비찜 같은 맛이었다.
이어서 나온 kefta kabob.
구운 고기와 야채가 너무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lamb shank tagine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lamb shank tagine보다 kefta kabob이 더 맛있었다.
만족했던 식사 후 후식도 주문했다.
turkish coffee와 baklava, iced mint tea.
turkish coffee는 고열의 모래에서 끓여 낸 커피다.
잔에 따르고 커피가루가 가라앉길 기다린 후 마셨다.
처음 마셔보는 터키쉬 커피는 팔각 향이 살짝 났는데 baklava와 함께 먹으니 잘 어울렸다.
baklava는 필로 도우에 견과류를 채워 구운 페이스트리인데 정말 맛있었다.
디저트 맛집! baklava는 꼭 먹어야 한다.
맛있는 음식으로 채워진 부른 배를 붙잡고 가게 밖을 나오니 따스한 햇살이 쏟아진다.
행복이 어디 멀리 있겠어.
이게 바로 행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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