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크파크 갈래?"
남편이 뜬금없이 물었다.
앞뒤 맥락도 없는 말에 잠깐 고민해 보았다.
가고 싶은 마음 반, 귀찮은 마음 반.
귀찮은 마음이 조금 더 크긴 하지만 게으름을 이겨내 본다.
"그래. 근데 오크파크에 가서 뭐 할 건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홈 앤 스튜디오 투어하려고 하는데 어때?"
"뭐? 무슨 투어?"
내 물음에 대한 답으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 대한 백과사전식 설명이 이어졌다.
요약하자면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근대 건축가이며 오크파크는 그가 건축을 시작한 곳이라는 거다.
사실 근대 건축에 대해 크게 흥미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정말 가고 싶어 하는 눈치라 투어를 신청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오크파크로 첫 시카고 근교 여행을 가게 되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홈 앤 스튜디오 투어 신청은 아래 사이트에서 하면 된다.
https://www.flwright.org/tour/home-and-studio
크게 기대를 하고 간 여행은 아니었지만 막상 도착한 오크파크는 기대했던 것보단 좋았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건축한 건물들이 길을 가는 내내 있었고 확실히 라이트만의 특징이 보였다.
그리고 라이트가 건축한 건물이 아니더라도 다른 건물들도 제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홈 앤 스튜디오 위치는 아래 구글맵 링크를 참고 바란다.
https://maps.app.goo.gl/gdSrXKbSX787BkjT9
드디어 도착!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예약 접수는 1층 기념품 가게 계산대에서 하면 되는데 tour ticket only라고 표시되어 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천막 아래에서 모이는데 시간이 되면 몇 시 몇 분 팀 모이라고 가이드분이 알려준다.
그리고 투어 할 때 음료나 물은 반입이 안되니 투어 전에 캐비닛 옆에 있는 직원에게 말해 보관하면 된다.
드디어 홈 앤 스튜디오 투어를 시작했는데 가이드분을 졸졸 따라가니 집이 보인다.
집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이 집을 짓기 시작했을 때와 집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집 안으로 이동했다.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니며 집 안 곳곳으로 이동하면서 설명을 듣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당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전기가 보급될 걸 예상해 집을 건설했다고 했다.
창에서 빛이 잘 들어오도록 했지만 밖에서 안이 잘 보이지 않게 설계한 부분도 재밌었다.
그리고 굴뚝이 집 한가운데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라이트는 19세기말에 유행했던 많은 영감의 원천을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했는데 정말 여러 나라의 건축과 문화가 곳곳에 녹아있는 것 같았다.
한 시간이 넘는 투어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다.
건축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들과 한 덩어리로 뭉쳐 다니며 근대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를 영어로 듣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본인은 근대 건축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재밌었고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은 시카고 근교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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